봄여름가을겨울 음악 중 10년 전 일기를 꺼내어, 라는 노래가 있다.
10년은 오바고 열흘도 아니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냈다.
내 가방이 이렇게 무거운 이유는 다 이 애물단지 카메라 덕분인데
그 동안 사진을 찍지도 않고 꺼내보지도 않았다.
이제서야 몇 장 올려본다.
15일 아침 인천공항.
공항에서 엄마와 찍은 사진이 몇 장 있는데
그건 엄마를 위해 올리지 않겠다.
너무 우셔서 사진이 슬프다.
독일 가신 울 아부지는 잘 지내구 계신지.
아후-
갑자기 울컥하넴.
사촌동생 sam.
짱구를 사랑하는 소년이다.
조금만 장난쳐도 you're mean! 하며 버럭, 하는 덕분에
난 요즘 저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.
같은 동네 사시는 오 할아버지.
매일 무언가를 주신다.
그 무언가가 별로 필요하지 않거나 원치 않는 것일 때가 대부분이지만.
오늘도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내어 주신 물건이 서너 개.
내가 매일 타고 다닐 RTD train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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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진 감독 강연회가 언제적 일인데.
이제서야 사진을 꺼내 보았다.
허나.
제대로 나온 사진은 한 개도 없으시고.
(사실 카메라를 들자 그의 말이 귀에 하나도 들리지 않는 싱기한 체험을 했다.
그래서 몇 장 안 찍고 카메라를 바로 가방에 집어넣긴 했다.
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지만 글쎄, 난 사진기를 손에 들면 상대방을 볼 수가 없다.
그저 프레임 안의 화면에만 집중하게 된다. )
그저 흐릿한 몇 장의 사진만.
(사진이 없어도 난 그 날 그가 강연회에서 했던 말, 보여준 행동, 모두를 기억한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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