난 어렸을 때 부터 컴플렉스가 많았다.
다리가 짧았고
그래서 키가 작았다.
오리 엉덩이가 싫었고
두꺼운 허벅지가 싫었다.
얼굴에 기름이 많았고
생각보다(?) 여드름도 자주 났다.

그 중 가장 맘에 안 드는 건 바로
좁은 이마와 구부정한 어깨였다.
두발제한 세대였기에
단발 아니면 숏커트여야하는데
덕분에 내 좁은 이마가
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았다.

굽은 어깨 때문에 가뜩이나 우울해 보이는데
무거운 가방과 타이트한 교복은
내 애잔한 상반신을 더욱 못살게 구는 것 같았다.

그러던 어느 날, 친구와 그 친구의 친구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.

나: 난 어깨가 굽어서 짜증나. 넌 날씬한데 등도 곧아서 더 이뻐 보인다.

친구의 친구: 사실은 나도 국민학교 때부터 어깨가 구부정했는데 중학교 들어오고 나서부터 팔짱을 끼기 시작했어. 그랬더니 등이 좀 펴지는 것 같아.

나: (친구따라 팔짱을 낀다.) 우와! 진짜!! 먼가 힘이 생기는 기분이야!!!!!!!
      등이 꼿꼿해졌어!!!!!!!!!!!!!!!!!!

갑자기 친구의 친구가 놀라워 보였다.

나: 난 이마도 좁아. 그래서 단발머리가 안 어울리는 거 같아.

그러자 그 친구의 친구가 앞머리를 훌떡 까고 자신의 이마를 보여 주었다.

친구의 친구: 너도 앞머리를 내려봐.

나: !!!!!!!!!!!!!!!!!!!!!!!



친구는 놀라운 정도가 아니라 위장의 천재.




15년이 지나고 보니
난 은근 그 친구의 친구가 전해준 비법을 근근히 써 먹고 있었다.
어른 앞에서도 혼자 팔짱 척척 잘 끼고
심심하면 앞머리를 잘랐다 길렀다 한다.

하지만 그렇다고 컴플렉스가 없어지는 것 같진 않다.
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어떻게 더 나아지지는 않고 자신 없는 부분만 더 늘어갈까.

우울한 컴플렉스가 이젠 외모에 국한되지 않는다.

맘을 고쳐 먹어야 한다.
할머니 말씀대로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.
높은 감정적 의존도.
당장 고쳐야 할 마음의 상처.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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